본문 바로가기
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이육사- 광야(廣野)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6. 7. 29.




개마고원(백두고원)




 

광야(廣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