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함민복- 서울역 그 식당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5. 12. 4.

 

 

 

 

 

 

 

 

서울역 그 식당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를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 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