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베키아
노자이야기- 53장.내게 조금이나마 앎이 있어서(使我介然有知)
(출처 및 참고 문헌- 1. 대산 김석진, 수산 신성수, 『주역으로 보는 도덕경』, 대학서림
2. 이아무개 대담, 정리,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삼인
3. 김학주 옮김, 『노자』, 연암서가)
使我介然有知 行於大道 唯施是畏 大道 甚夷 而人 好徑 朝甚除 田甚蕪
倉甚虛 服文綵 帶利劍 厭飮食 財貨有餘 是謂盜夸 非道也哉
사아개연유지 행어대도 유시시외 대도 심이 이이 호경 조심제 전심무
창심허 복문채 대리검 염음식 재화유여 시위도과 비도야재
“내게 조금이나마 앎이 있어서(使我介然有知)
큰 도를 따라 행하고자 하지만,(行於大道)
오직 베푸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唯施是畏)
큰 도는 매우 평평하거늘(大道 甚夷)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한다.(而人 好徑)
조정이 매우 깨끗하면,(朝甚除)
백성의 밭은 매우 황폐해지고,(田甚蕪)
창고는 텅 비게 되는 것이다.(倉甚虛)
문채가 아름다운 옷을 입고,(服文綵)
날카로운 칼을 차고,(帶利劍)
실컷 먹고 마시며,(厭飮食)
남아 돌아가는 재물을 지니고 있다면,(財貨有餘)
이것을 ‘도적의 우두머리(盜夸)’라고 말한다.(是謂盜夸)
道에 어긋나는 짓이 아닌가!(非道也哉)"
※Tip!-‘사아개연유지 행어대도 使我介然有知 行於大道’
“내게 조그마한 앎이 있어서(使我介然有知)
큰 도(大道)를 천하에 펴고자 하지만,(行於大道)
오직 베푸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唯施是畏)”
聖人은 큰 도(大道), 즉‘무위의 정치(無爲而治)’를 펴고자 하지만,
세상이 道에서 너무나 멀어져 있기 때문에..
무도(無道)한 사람들의 정치가 판을 치고 있고,
사람들은 그것이 진짜 ‘정치(正治)’인 줄로 잘못 알고 있어서..
聖人은‘큰 도(大道)’를 세상에 펴는 것이 두렵게 느껴진다.
자칫 잘못 하면, 무도(無道)한 사람들의 세력과 욕심에 꺾이어, 휘말리게 되어,
‘인위적인 정치’(人爲, 作爲, 有爲)로, ‘꾸미는 작위적인 정치(施)’로
빠져들게 될까봐 두려울 뿐이다.(唯施是畏)
여기서,‘시(施)’는 베풀다, 행하다, 널리 전한다는 뜻이니,
‘인위적인, 작위적인, 꾸미는 정치행위’를 말한다.
※Tip!-‘대도심이 大道甚夷’와 ‘이인호경 而人好徑’
“큰 도는 매우 평평하거늘(大道 甚夷)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한다.(而人 好徑)”
여기서,‘이(夷)’는 평평한 것, 넓고 평탄한 것, 쉬운 것이니,
‘바른 道(正道)’을 말한다.
“큰 도(大道)는 넓고 평탄하여 어렵지 않다.(大道 甚夷)”
쉽고(易, easy), 간단하기 때문에(簡, simple)..,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백성이..
누구나 쉽게 배우며(知),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가 있다.(從)
누구나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큰 도(大道)와 쉽게 친해질 수 있다.(親),
친해지면 오래도록 실천할 수 있고(久),
오래되면, 큰 도(大道)가 몸에 배여 습관이 되게 된다(業),
그러면 누구나 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功德),
이렇게 큰 도(大道)는 차별이 없으면서도
‘사람과 세상의 운명’을 바꾸는 큰 힘이 있는 것이다.
또한 큰 도(大道)는 평평하여 넓고 당당하며,
잔재주나 술수(人爲, 作爲)를 부리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큰 道를 버리고)
빠른 길, 지름길만 좋아한다.(而人 好徑)”
‘경(徑)’은 지름길, 빠른 길, 갓길이라는 뜻이다.
여기서는‘남보다 뭔가를 빨리 이루고자 하는 욕심으로
술수나 편법(偏法)을 쓰는 것’이다.
인간은 욕심 때문에 큰 도(大道)를 떠나서
지름길(徑)을 찾게 되고,
지름길을 좋아하기 때문에,‘세상의 큰 질서(大道)’를 무너뜨리게 된다.
만약 고속도로 위에서..
모든 운전자가 자기만 더 빨리 가겠다는 욕심으로
모두가 갓길(徑)로 달린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
인간의 욕심에서 '작위(作爲, 억지로 꾸미는 일)'가 나오고,
대개 인생의 괴로움이란 자기가 일을 만들어가지고(作爲),
그 일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개발이나 진보, 경제성장이라는 '정치적 명분'도
사리사욕을 채우는‘지름길(徑, 술수)’로 사용될 때,
지구 환경은 파괴되고,
인간과 인간 사회는 미쳐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지름길(徑)’을 좋아하니(而人 好徑),
스스로 어렵고 험한 지경으로 나아가서
스스로 고단하게 사는 것이다.
※Tip!-‘시위도과 비도야재 是謂盜夸 非道也哉’
노자(老子)는 무도(無道)한 정치를 하는 사람들,
‘지름길(徑, 술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스리는
그런‘나라의 모습’을 신랄하게 지적한다.
“조정은 섬돌을 높게 쌓아 궁궐을 짓고
매우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지만,(朝甚除)
백성의 밭은 매우 황폐하고,(田甚蕪)
백성의 창고는 텅 비어 있다.(倉甚虛)”
즉, 관청을 으리으리하게 짓고,
정부 청사는 엄청나게 거대하지만,
국민 대다수의 삶의 터전은 매우 황폐하고 불안하며,
민생은 힘들고 고단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문채가 아름다운 옷을 입고,(服文綵)
날카로운 칼을 차고,(帶利劍)
실컷 먹고 마시며,(厭飮食)
남아 돌아가는 재물을 지니고 있으니,(財貨有餘)”
즉,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정치가나 고급관료들이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살며,
그들의 권력과 기득권을 더 확고하게 지키기 위해
검찰과 경찰과 군대와 언론과 교육을 유리하게 활용해 가며,
싫증나도록 먹고 마시고,
쌓아놓은 재산이 넘쳐 흐른다면..
“이것을 '도적질 하면서 오히려 자랑하고 뽐낸다’고 말한다.(是謂盜夸)
이는 참으로 道에 어긋나는 짓이 아닌가!(非道也哉)”
여기서‘도과(盜夸)’는‘도둑질하면서 자랑하고 뽐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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