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조지훈- 완화삼(玩花衫)
하늘꽃별나무바람
2017. 9. 11. 07:14
완화삼(玩花衫)
(부제:목월(木月)에게)
조지훈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시의 제목인 '완하삼(玩花衫)'은 '꽃물 든 옷자락을 보며 즐긴다'는 뜻이다.
원래 이 시에는 '목월(木月)에게'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바로 시인 박목월에게 보내는 詩다.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은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했다.
여기에 박목월 시인이 화답하여 쓴 시가
바로 '나그네, 부제- 술 익은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지훈'이다.